대학가 위협하는 마약 던지기…서울시가 원천차단 나선다

8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마약집중점검 기간…자치구·경찰·대학 합동 점검 실시

 

전국신문언론노동조합 강찬희 기자 | 서울시가 개강을 맞아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마약류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전면전에 나선다. 시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마약 집중 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자치구·경찰·대학과 협력해 마약 유통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점검에선 최근 확산되고 있는 ‘던지기’ 수법을 집중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던지기’란 판매자가 마약을 특정 장소에 미리 은닉해두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청년층 생활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수법이다.

 

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던지기’는 2023년부터 언급됐으며, 2024년 대학생 연합동아리 마약류 유통 사건을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300명 규모의 연합동아리를 조직해 마약을 유통·투약했던 피의자들이 은닉 장소(좌표)를 전달받아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매수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던지기’가 대학가를 비롯한 청년층 생활권으로 깊숙이 침투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주요 은닉처는 주민과 학생들의 생활 반경 내 시설물로 특히 에어컨 실외기, 계량기함, 화단, 전신주, 전기차단기 등이 대표적이다. 접근성과 위장성이 뛰어나 단속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첫 집중 점검은 26일 오전 10시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시 ▴한국외대 ▴동대문경찰서 ▴동대문보건소 등으로 구성된 15명의 합동점검반이 투입돼 에어컨 실외기, 계량기함 등 ‘던지기’가 의심되는 시설들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시는 이후에도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마포구 홍익대학교 일대, 동작구 중앙대학교 일대, 광진구 건국대학교 일대 등으로 점검을 확대할 계획이다.

 

점검은 은닉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시설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던지기 마약류가 발견될 경우엔 점검에 동행한 경찰서가 직접 수거하여 신속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파악된 사례와 동향은 자치구·경찰·대학과 공유함으로써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학생·주민에게는 의심 정황 발견 시 경찰 112 신고를 안내하는 홍보도 병행한다.

 

한편, 서울시는 오프라인 점검과 더불어 온라인 확산 차단에도 주력하고 있다. SNS상 마약 판매 광고를 적발해 차단을 요청하고, 글로벌 플랫폼에 선제적 차단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며 강력한 근절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던지기’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을 뒷받침하는 온라인 광고·거래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단 방침이다.

 

표본조사로 3일(8.4.~8.6.)동안 특정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 마약류 판매 게시글은 162건이었으며, 이 중 123건(약 76%)이 마약류 명칭을 직접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최소한 마약류 명칭이 포함된 게시물만이라도 게시되지 않도록, 글로벌 플랫폼에 공문을 통해 관련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전용 제보창구(nodrugs@seoul.go.kr)를 통해 온라인상 마약류 유통 글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거리에서의 수상한 행동이나 의심스러운 상황을 목격할 경우엔 경찰 112에 바로 신고하면 된다.

 

아울러, 수요 억제를 위한 예방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상반기 마약 예방 캠페인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해 제작한 ‘마약 예방 캠페인 키트’를 10개 자치구에 제공, 대학 캠퍼스에서 실효성 있는 예방 활동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외대 ▴한국성서대 ▴연세대 ▴성신여대 ▴서울교대 등 10개 대학에서 2학기 축제 기간 중 마약 예방 캠페인 추진을 요청한 바 있다. 이번 키트에는 ▴마약류 모형 ▴교육 패널 ▴퀴즈 프로그램 ▴홍보물 등이 포함돼 있어 캠퍼스 내 예방 교육 효과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층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캠페인도 병행한다. 서울시는 버츄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와 협력해 제작한 마약 예방 캠페인 영상을 도심 전광판 등에 송출하고, 이를 활용한 오프라인 캠페인을 전개한다. 온라인에서는 9월까지 참여형 챌린지를 이어가 시민이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도심 전광판에서 상영되는 캠페인 영상 앞에서 셀카를 촬영해 공유하는 방식이며,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소정의 홍보물을 제공함으로써 예방 메시지 확산과 시민 공감대 형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 은닉 수법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는 예방 효과도 거두고자 한다”며, “오프라인 유통을 뿌리부터 억제하고, 동시에 온라인 불법 광고에 대해서도 철저한 차단 대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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