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신문언론노동조합 강찬희 기자 | 서울디자인재단이 유엔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과 손잡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한다. 재단은 9월 30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UNEP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UNEP는 1973년 설립된 UN 산하 기구로, 전 세계 자연과 천연자원의 보전·보호·증진을 선도하며 국제 환경보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본부는 케냐 나이로비에 있으며, 한국위원회는 1996년 설립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특별히 UNEP 산업경제국 쉴라 아갈칸 국장, UNEP 국제 환경기술센터(IETC) 나카무라 타케히로 센터장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번 협약은 3년간 유지되며 ▲순환경제를 위한 디자인 주도형 전환 ▲역량 개발, 혁신 지원 및 행동 통찰 ▲정책 대화, 시범 프로젝트 및 국제협력 ▲제로웨이스트 및 폐기물 관리 등 글로벌 환경 의제에 공동 대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 연구 이니셔티브, 시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해 디자인 실천 속에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할 계획이다.
쉴라 아갈칸 UNEP 산업경제국 국장은 “순환성을 위한 디자인은 기후변화, 자연·토지 및 생물다양성 손실, 오염과 폐기물이라는 지구 3대 환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임팩트 있는 아이디어를 이끌어낸다”라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자원 사용과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도 경제를 번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서울디자인어워드'의 성과가 있었다. 재단은 지난 6년간 '서울디자인어워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창의적 해법’을 제안하며 전 세계 디자이너들을 발굴해왔다.
특히 올해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과제에 따라 ▲건강과 평화 ▲평등한 기회(유니버설디자인) ▲에너지와 환경(업사이클, 리사이클) ▲도시와 공동체 4개 분야를 다루며, 총 74개국에서 941개 프로젝트를 접수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서울디자인어워드'의 세계적인 권위를 보여준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서울디자인어워드는 단순히 우수 디자인을 가려내는 행사가 아니라, 사회·환경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디자인적 사고와 실행을 조명하는 장”이라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이자 이탈리아 산업디자인계를 대표하는 ADI 디자인 뮤지엄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은 “참여 디자이너들의 창의성뿐 아니라, 시민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디자인어워드 2025' 24일 DDP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디자인 리더들이 디자인 트렌드를 공유하고, TOP10에 선정된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면 20일까지 무료로 사전등록 가능하며, 현장 등록 시 1만 원 유료 결제 후 참석 가능하다.
올해 선정된 TOP10 프로젝트에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 도시 문제, 사회적 포용 등 다양한 인류 공동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 해법이 담긴 혁신 사례가 포함됐다.
모듈식 태양광 충전 허브와 교체형 배터리 임대 시스템으로 전기 접근성을 해결한 프로젝트, 이란 여성들의 히잡을 기부받아 경기장 좌석으로 업사이클한 프로젝트, 사막 환경에 적용한 3D 콘크리트 프린팅 구조물, 취약계층 보급을 위한 긴급 요람, 위생과 건강을 위한 충전식 휴대용 음용수 살균기 솔루션, 닭 깃털 폐기물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방치된 도시 공간을 원주민의 문화 도시 공간으로 통합한 재생 프로젝트, 도시 문화를 제안한 친환경 파빌리온, 자원 순환을 실현한 지속가능한 공간 디자인, 자연과의 연결을 촉진한 지속 가능한 조명 디자인 프로젝트가 TOP10에 선정됐다.
TOP10 프로젝트는 22일까지 서울디자인어워드 공식 누리집에서 전 세계 시민들의 온라인 투표와 국제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거쳐 행사 당일 대상을 선정한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서울은 디자인을 통해 인류 공동의 과제를 논의하고 실행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했다”라며, “이번 협약으로 서울은 UNEP와 함께 새로운 도시 디자인 비전을 세계와 공유하고, 디자인의 미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