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간기업과 협력해 노숙인 맞춤형 직업훈련 제공한다

노숙인 구직자 대상, 민간기술양성시범사업 추진…민‧관 협력으로 기술교육 등 제공

 

전국신문언론노동조합 강찬희 기자 | # 노숙 경험이 있고 현재는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는 김씨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기업 안전수리보조기사’ 일 경험(현장실습)을 했다. 김 씨는 서울시가 노숙인을 위해 새롭게 시작한 ‘민간기술양성 시범사업’의 제1호 참여자로 ㈜좋은하루홈케어의 주선을 통해 한 달 동안 28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일 경험을 한 것이다.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 김 씨는 ‘일 경험’에 대해 “폭염이라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번 기회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안전수리기사로 도전하겠다며 자활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시가 노숙인들이 든든한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자활을 이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민간기술양성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는 7~8월, ‘찾아가는 이동상담’을 통해 24개 노숙인 시설에서 노숙인 50명의 의견을 청취했으며, 즉시 민간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하며 스스로 일해 자립하겠다는 노숙인(12명, 24%)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의견 청취한 내용을 바탕으로 노숙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구상에 들어갔으며, 다수의 민간기술교육업체 등과 접촉하며 ‘민간기술양성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서울시가 총괄하고 서울시노숙인일자리센터가 시행하는 ‘민간기술양성 시범사업’은 탈노숙, 자립의지가 높은 노숙인을 대상으로 기술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한 일 경험을 지원한다.

 

기술교육의 경우 사회에서 관심도가 높으며 현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직종을 발굴·교육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사업은 서울시와 민간기업의 협업으로 이뤄지며, 민간기업은 기술교육과 일 경험을, 서울시와 서울시일자리센터는 자립 의지가 높은 노숙인 발굴을 담당한다.

 

기술교육은 빠른 취업을 희망하는 노숙인 구직자 특성에 맞춰 1개월 이내 단기 집중과정으로 진행되며, 직장 적응 및 안전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일 경험은 1일 8시간 진행하며 건강상의 사유로 유연 근로를 희망하는 노숙인 대상으로는 하루 4~6시간 수준 맞춤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범사업에는 ㈜좋은하루홈케어(대표 이승훈)가 함께한다. 이 대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실질적 기회 제공’이라는 취지에 공감하여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좋은하루홈케어는 4분기에 진행될 교육을 재능기부 형식으로 전부 무상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9월 16일, 서울시립브릿지종합지원센터에서는 김욱 서울시노숙인일자리센터장, 이승훈 ㈜좋은하루홈케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협약을 통해 ㈜좋은하루홈케어는 ▴교육 전 과정 재능기부(무상교육 실시) ▴일 경험 위주의 단기 과정 운영 ▴수료 후 연계 취업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시범사업 1호 참여자인 김씨는 서울시와 ㈜좋은하루홈케어의 협업으로 일자리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이 대표는 ‘김 씨의 성실함 덕분에 노숙인은 게으르다는 편견을 해소할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노숙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시범사업기간 동안 민간기업과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업분석을 진행하며, 2026년에는 노숙인의 자립을 도울 민간협력기업도 넓혀가는 등, 본 사업을 수정·보완해 탈노숙을 도울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오는 9월 30일에는 ‘민간기술양성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전 오리엔테이션이 열린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사업 설명 및 일정 안내, 현장 간접체험, 1호 참여자인 김 씨의 사례 공유 등이 있을 예정이다.

 

또한 시범사업에 참여할 교육생도 모집 중이다. 모집기간은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이며, 기술교육과 현장실습은 11월에 시작된다.

 

한편, 지난 9월 19일, 시는 서울시청 서소문2청사에서 노숙인 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직종설명회 및 AI 교육’을 실시했다. 본 설명회에서 종사자들이 노숙인들에게 다양한 직종을 설명하여 직업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으며, 시설 종사자들이 현 사회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AI 직무교육도 진행했다.

 

김미경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이번 민간기술양성 시범사업은 노숙인에 대한 생계 지원을 넘어 ‘기술자’로 성장하여 스스로 일감을 창출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성장 일자리 모델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 등을 통해 노숙인의 탈노숙과 자립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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